시너지를 생각하라.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
- 스티븐 코비(Stephen R. Covey)
객체지향이라 불리는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연 대부분의 사람들은 "객체지향이란 실세계를 직접적이고 직관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라는 설명과 마주하게 된다. => 오해
객체지향 소프트웨어는 실세계의 투영이며, 객체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에 대한 추상화 => 오해
객체지향의 목표는 실세계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 사실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해결하려고 하는 실재는 잘해봐야 먼 친척밖에는 되지 않는다
- 버트란드 마이어(Bertrand Meyer)
실세계에 대한 비유가 객체지향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고 학습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 사실
객체를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현실 세계의 생명체에 비유하는 것은 상태와 행위를 캡슐화(encapsulation)하는 소프트웨어 객체의 자율성(autonomous)을 설명하는데 효과적이다. => 사실
현실 세계의 사람들이 암묵적인 약속과 명시적인 계약을 기반으로 협력하며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은 메시지(message)를 주고받으며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collaboration)하는 객체들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적합하다. => 사실
실세계의 사물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객체를 식별하고 구현까지 이어간다는 개념은 객체지향 설계의 핵심 사상인 연결완전성(seamlessness)을 설명하는 데 적합한 틀을 제공한다. => 사실
협력하는 사람들
- 커피 공화국의 아침
모든 음료 주문은 손님이 커피를 주문하고, 캐셔가 주문을 받고, 바리스타가 커피를 제조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야 완료된다.
커피를 주문하고 제조하는 과정은 역할, 책임, 협력이라는 사람의 일상 속에 항상 스며들어 있는 세 가지 개념이 한데 어울려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 낸 것이다.
ㅁ. 감미로운 커피 맛을 음미하며 만족스럽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모든 과정 속에는 손님, 캐셔, 바리스타 사이의 암묵적인 협력 관계가 존재한다.
ㅁ. 따뜻한 커피와 함께할 수 있는 소박한 아침 시간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이유는 커피를 주문하는 손님, 주문을 받는 캐셔, 커피를 제조하는 바리스타라는 역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ㅁ. 손님, 캐셔, 바리스타는 주문한 커피를 손님에게 제공하기 위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한다.
- 요청과 응답으로 구성된 협력
사람들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와 마주치면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식을 알고 있거나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request)한다. 일반적으로 요청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요청을 받은 사람은 주어진 책임을 다하면서 필요한 지식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다른 사람의 요청에 응답(response)한다. 요청이 연이어 발생하는 것처럼 응답 역시 요청의 반대 방향으로 연쇄적으로 전달된다.
- 역할과 책임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과정 속에서 특정한 역할(role)을 부여받는다. 카페에서는 손님이 주문한 커피를 제조하기 위해 캐셔와 바리스타가 협력하는 과정 속에는 '손님', '캐셔', '바리스타'라는 역할이 존재한다.
특정한 역할은 특정한 책임(responsibility)을 암시한다. 협력에 참여하며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역할에 적합한 책임을 수행하게 된다. 손님에게는 커피를 주문할 책임이 있고, 캐셔에게는 주문 내용을 바리스타에게 전달할 책임과 손님에게 커피가 준비됐다는 사실을 알릴 책임이 있고, 바리스타는 커피를 제조할 책임이 있다.
사람들이 협력을 위해 특정한 역할을 맡고, 역할에 적합한 책임을 수행한다는 사실은 몇 가지 중요한 개념을 제시한다.
ㅁ. 여러 사람이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ㅁ. 역할은 대체 가능성(substituable)을 의미한다.
ㅁ. 책임을 수행하는 방법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ㅁ.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역할, 책임, 협력
-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협력하는 객체들
지금까지 설명한 실세계의 커피를 주문하는 과정은 객체지향의 핵심적이고 중요한 개념을 거의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
사람 => 객체 / 에이전트의 요청 => 메시지 / 에이전트가 요청을 처리하는 방법 => 메서드 로 바꾸면 마법처럼 대부분의 설명을 객체지향이라는 문맥으로 옮겨올 수 있다.
객체의 세계는 인간의 세계와 유사하다.
어떤 객체도 섬이 아니다
- 워드 커닝험과 켄트 백(Ward Cunningham & Kent Beck .1989)
객체 공동체 안에 살고 있는 성실한 객체 시민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시스템의 더 큰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객체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한다.
사용자가 최종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시스템의 기능은 객체들이 성실히 협력해서 일궈낸 결실이다. 사람들의 협력이 객체들의 협력과 다른 점이라면 사람들의 경우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데 비해 객체들의 경우에는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점이다.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은 더 작은 책임으로 분할되고 책임은 적절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객체에 의해 수행된다.
1. 객체지향 설계라는 예술은 적절한 객체에게 적절한 책임을 할당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책임은 객체지향 설계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책임이 불분명한 객체는 애플리케이션의 미래 역시 불분명하게 만든다. 얼마나 적절한 책임을 선택하느냐가 애플리케이션의 아름다움을 결정한다.
2. 객체의 역할은 사람의 역할과 유사하게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ㅁ. 여러 객체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ㅁ. 역할은 대체 가능성(substituable)을 의미한다.
ㅁ. 각 객체는 책임을 수행하는 방법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ㅁ. 하나의 객체가 동시에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에 경험이 많은 사람들조차 역할의 중요성을 간과하곤 한다.
역할은 유연하고 재사용 가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설계 요소다.
대체 가능한 역할과 책임은 패러다임의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는 다형성과도 깊이 연관돼 있다.
협력 속에 사는 객체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의 윤곽을 결정하는 것은 역할, 책임, 협력이지만 실제로 협력에 참여하는 주체는 객체다.
객체는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객체는 다른 객체와의 협력을 통해 기능을 구현하게 된다.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것이 협력이라면 협력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객체다.
결국 협력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객체의 품질이다.
협력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객체는 두 가지 덕목을 갖춰야 하며, 이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1. 객체는 충분히 '협력적'이어야 한다.
외부의 도움을 무시한 채 모든 것을 스스로 처리하려고 하는 전지전능한 객체(god object)는 내부적인 복잡도에 의해 자멸하고 만다. 여기서 충분히 협력적이라는 말이 다른 객체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수동적인 존재를 의미하는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주의하자.
객체는 다른 객체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요청에 응답할 뿐이다.
2. 객체는 충분히 '자율적'이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응답할 지는 객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심지어 요청에 응할지 여부도 객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자율적'이라는 단어의 뜻은 '자기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거나 자기 스스로를 통제하여 절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 상태와 행동을 함께 지닌 자율적인 객체
흔히 객체를 상태(state)와 행동(behavior)을 함께 지닌 실체라고 정의한다.
객체의 자율성은 객체의 내부와 외부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객체는 다른 객체가 '무엇(what)'을 수행하는지는 알 수 있지만 '어떻게(how)' 수행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과거의 전통적인 개발 방법은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엄격하게 구분한다. 이에 반해 객체지향에서는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객체라는 하나의 틀 안에 함께 묶어놓음으로써 객체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이것이 전통적인 개발 방법과 객체지향을 구분 짓는 가장 핵심적인 차이다. 자율적인 객체로 구성된 공동체는 유지보수가 쉽고 재사용이 용이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 협력과 메시지
풍부한 메커니즘을 이용해 요청하고 응답할 수 있는 인간들의 세계와 달리 객체지향의 세계에서는 오직 한 가지 의사소통 수단만이 존재한다. 이를 메시지라고 한다. 한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요청하는 것을 메시지를 전송한다고 말하고 다른 객체로부터 요청을 받는 것을 메시지를 수신한다고 말한다.
이때 메시지를 전송하는 객체를 송신자(sender)라고 부르고 메시지를 수신하는 객체를 수신자(receiver)라고 부른다.
- 메서드와 자율성
객체는 다른 객체와 협력하기 위해 메시지를 존성한다. 수신자는 먼저 수신된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 후 미리 정해진 자신만의 방법에 따라 메시지를 처리한다. 이처럼 객체가 수신된 메시지를 처리하는 방법을 메서드(method)라고 부른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메서드는 클래스 안에 포함된 함수 또는 프로시저를 통해 구된다. 따라서 어떤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송하면 결과적으로 메시지에 대응되는 특정 메서드가 실행된다.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가 실행 시간에 메서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와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를 구분 짓는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다.
이것은 프로시저 호출에 대한 실행 코드를 컴파일 시간에 결정하는 절차적인 언어와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다.
외부의 요청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메시지와 요청을 처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인 메서드를 분리하는 것은 객체의 자율성을 높이는 핵심 메커니즘이다. 이것은 캡슐화(encapsulation)라는 개념과도 깊이 관련돼 있다.
객체지향의 본질
- 객체지향이란 시스템을 상호작용하는 자율적인 객체들의 공동체로 바라보고 객체를 이용해 시스템을 분할하는 방법이다.
- 자율적인 객체란 상태와 행위를 함께 지니며 스스로 자기 자신을 책임지는 객체를 의미한다.
- 객체는 시스템의 행위를 구현하기 위해 다른 객체와 협력한다. 각 객체는 협력 내에서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며 역할은 관련된 책임의 집합이다.
- 객체는 다른 객체와 협력하기 위해 메시지를 전송하고,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는 메시지를 처리하는 데 적합한 메서드를 자율적으로 선택한다.
객체지향은 클래스 => 오해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는 클래스를 정의하는 방법과 클래스 사이의 상속에 초점을 맞춘다 => 오해
많은 사람들은 UML(Unified Modeling Language)의 가장 대표적인 다이어그램으로 클래스 다이어그램을 뽑는다 => 오해
객체지향 분석/설계의 목적은 훌륭한 클래스를 식별하는 것 => 오해
클래스가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construct) => 사실
클래스는 객체지향의 핵심을 이루는 중심 개념 => 오해
ex) 자바스크립트 같은 프로토타입(prototype) 기반의 객체지향 언어에서는 클래스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객체만이 존재한다.
또한 상속 역시 클래스가 아닌 객체 간의 위임(delegation) 매커니즘을 기반으로 한다.
지나치게 클래스를 강조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적인 관점은 객체의 캡슐화를 저해하고 클래스를 서로 강하게 결합시킨다.
애플리케이션을 협력하는 객체들의 공동체가 아닌 클래스로 구성된 설계도로 보는 관점은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의 구축을 방해한다.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자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할 첫 번째 도전은 코드를 담는 클래스의 관점에서 -> 메시지를 주고받는 객체의 관점으로 사고의 중심을 전환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클래스가 필요한가가 아니라, 어떤 객체들이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협력하는가?이다.
클래스는 객체들의 협력 관계를 코드로 옮기는 도구에 불과하다.
* 클래스의 구조와 메서드가 아니라 객체의 역할, 책임, 협력에 집중하라. 객체지향은 객체를 지향하는 것이지 클래스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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